4년 만에 1억 모으고 방송 출연…20대 女 '놀라운 근황' [인터뷰+]

입력 2024-03-16 21:14   수정 2024-03-17 04:47


"티끌 모아 티끌이지. 그거 모아봤자 얼마 된다고 그러니. 구질구질하게 살지 마라."

최근 누적 저축액 2억원을 달성해 큰 관심을 불러 모은 곽지현(25) 씨는 "과거 어머니께 자주 들었던 말"이라며 이같이 전했다.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곽 씨는 "이런 얘기를 듣고 나니 도리어 오기가 생겼다"면서 저축·절약에 '올인' 하게 된 이유를 고백했다.
제가 저축에 눈뜬 계기는요

앞서 곽지현 씨는 2022년 SBS '생활의 달인'에 출연해 이목을 끌었다. 1999년생인 곽 씨가 당시 성인이 되고 4년 만에 1억원을 모아서다. 지난달 28일, 그는 2년 만에 1억원을 더 모아 누적 저축액 2억원을 달성했다. 이 소식이 매체를 통해 알려지자 최근 생활의 달인에도 다시 출연하게 됐다.

곽 씨는 "어릴 때 집이 화목하지도, 풍족하지도 않았다"며 운을 뗐다. 그는 "돈 문제로 싸우는 부모님을 보며 불안했고 학창 시절 꿈도 없었다. 성인이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"고 털어놨다.

5년 내 1억원을 모아야겠다고 결심한 시점은 고3이던 2017년 10월. 곽 씨가 살면서 잡은 첫 번째 목표였다.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금속을 전공해 제조기업에 입사했다. 통장에 찍힌 월급은 142만원.

곽 씨는 "당장 하고 싶은 일은 없으니 '1억원만 있으면 나중에라도 뭐든 할 수 있겠지'라는 생각에 막무가내로 목표를 세웠다"며 "지금은 1억원이 부자의 척도가 되는 금액이 아니라는 건 안다"며 웃었다.
3년간 4시간 쪽잠, 예적금 무한 반복
월급으로는 5년 내 1억원을 모을 리 만무했다. 성인이 된 2018년부터 꼬박 3년은 밤낮없이 일을 찾아다녔다.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다니던 회사에서 일하고, 퇴근 이후 부업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파는 검은콩 간식을 소포장했다. 개당 10~50원 사이의 부업이었는데 이 일로 월 40만원을 벌었다고. 새벽 늦게까지 하는 치킨집 서빙 알바도 했다.

매일 새벽 4시에 모든 일을 마치고 퇴근해 4시간 쪽잠을 잤다. 이렇게 월 소득을 200만~300만원대로 유지했다. 그는 "처음엔 그저 지독하고 무식한 방법으로 돈을 모았다"고 회상했다.


지출을 아끼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. 돈 쓸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. 곽 씨는 "점심은 회사서 먹을 수 있었다. 휴대폰비, 교통비 정도만 들어 월 20만원도 안 썼다"고 설명했다.

이렇게 모은 돈은 주변 은행에서 특판 상품으로 나오는 적금에 가입했다. 예컨대 월 저축 한도가 50만원인 고이율 적금 상품을 4~5개씩 가입하는 식이다. 이후 만기가 되면 곧바로 해지해 다시 고이율 예금 상품을 찾아 돈을 묶었다.

고이율 예·적금 상품 정보에 대해선 "오픈 채팅 등 각종 절약 커뮤니티에서 찾아보라"고 조언했다. 이어 "저축은행, 협동조합, 금고 상품도 꼼꼼히 보면 잘 찾을 수 있다. 이런 건 인기가 많아 아침 일찍 은행에 가서 줄도 서야 한다"고 귀띔했다.

곽 씨는 설문조사를 통해 받은 기프티콘과 쇼핑몰 출석 체크를 통해 받은 포인트도 적극 활용했다. 이른바 '앱테크'였다. 그는 "나중엔 대다수의 생필품을 앱테크로 구할 수 있었을 정도"라며 노하우를 전했다.
"가계부, 3개월만 써보라"
1억원 달성의 순간은 계획했던 5년보다 1년을 당겼다. 2022년에는 생애 최초 특별공급 조건으로 신청한 24평 아파트 청약에도 당첨됐다. 요즘에는 월 생활비를 50만원에 맞추고, 10만원의 해외 주식 투자 비용을 제외하곤 월 소득 그대로 아파트 중도금을 상환하는 데 쓰고 있다.

이직을 통해 몸값도 올렸다. 곽 씨는 현재 대전 소재 교육 관련 기업에서 마케팅용 영상 편집 업무를 한다. 그는 "2020년부터 취미로 시작한 영상 편집에 재미를 붙여 전업까지 한 케이스"라며 "1억원을 저축하고 나니 운 좋게 많은 분이 관심을 주셨다. 방송 출연이나 인터뷰, 사회관계망서비스(SNS) 활동으로 재테크 비법을 알리며 소득을 늘리고 있다"고 했다.

그러면서 "통상 200만원 중반대의 고정 소득이 있고, 부업까지 포함해 가장 많이 벌 때는 월 600만원까지도 벌어봤다"고 전했다.


곽 씨는 때로 '짠순이 이미지'가 불편할 때도 있었지만, 후회는 없다고 했다. 그는 "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는 건 맞지만 행복해지기 위한 '수단'으로 돈을 쓸 수는 있다"며 "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저축을 하다 보니 가족의 화목도 되찾고, 미래도 고민 없이 계획할 수 있게 됐다"고 전했다.

6월엔 곽 씨가 쓴 책이 출판될 예정이다. 앞으로는 투자 공부도 열심히 해서 먼 훗날에는 재테크 강의를 해보고 싶다고. 끝으로 "다른 건 몰라도, 가계부는 꼭 써보라"며 신신당부했다.

"아끼려 하지 말고 가계부 3개월만 꼭 써보세요. 어디서 돈이 새는지 한눈에 파악이 되거든요. 단돈 몇만원의 지출이라도 줄일 수 있으실 거라 장담합니다!"

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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